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

이름:유지형

최근작
2012년 12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24년간의 대화

감독님은 나를 기특하게 보고 계셨다. 그건 바로 나의 질문 때문이다. 나는 이미 감독님의 극장 개봉 영화를 거의 다 외고 있었다. 장면이며 대사며 시퀀스까지 줄줄이 꿰고 있던 차였고 감독님의 영화에 대해 묻고 싶은 것도 많은 차였다. 내가 처음으로 감독님께 물은 질문은 "감독님, '병사는 죽어서 말한다'(1966년)의 타이틀 백 그거 어떻게 찍으신 거예요?"라는 말이었다. 그러자 감독님은 어린놈이 그 영화를 어떻게 보았지? 하며 경이로운 눈빛으로 친절히 타이틀 백의 촬영과적을 설명해 주셨다. 이후 나는 감독님한테는 귀찮은 질문자가 되고 만다. 영화를 찍으며 아마 많은 것을 묻고 답하고 그런 것 같다. 어느 때는 내가 묻지 않으면 당신 스스로 내게 다가와 질문과 답을 동시에 주시기도 했다. 헌팅을 가거나 촬영 준비 중에도 그 같은 행위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나는 감독님의 문하를 떠나 다른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서도 틈틈이 감독님을 만나 뵈었다. 감독님의 영화 시사회장에 불청객으로 찾아가 영화를 보며 그 영화에 질문도 많이 던졌다. 그때마다 감독님은 친절히 나의 질문에 답해주셨다. 어느 때 나의 건방진 질문에는 당황도 하시고 때론 난색을 표하셨다. 그리고는 곤란한 질문에는 그 특유의 눈을 껌뻑이시며 전혀 못 들은 척 하시며 딴전도 피우시고 이 질문에 저 질문으로 답하시는 둥 아이 같은 순진한 투정을 부리시기도 하셨다. 이런 질문과 답의 대화는 감독님을 만난 1975년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24년 동안 이루어졌다.

영화감독 이만희

이 글은 이만희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해 한 후학이 하는 예찬이며 헌사이다. 또한 이 글은 나의 주관적 시각으로 본 이만희 감독의 영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글은 그의 영화를 본 관객의 느낌이나 평론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를 존경하는 의미의 글이기에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다. 좋은 영화를 안 좋게 볼 수도 있고 안 좋은 영화를 좋게 볼 수도 있다. 그런 의미로 이 글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