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20살의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자화상
인터넷 검색을 하면 간혹 올라오는 『질러!』의 새로운 후기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선우는 내가 학창시절 하지 못했던 일을 질렀다. 그리고 미나와 함께 행복을 찾았다. 대부분은 마지막에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된다.
작가의 욕심일까. 선우와 미나에게 내가 20살에 해보지 못한 것을 지르게 해보고 싶었다. 그것은 바로 ‘독립!’. 간만의 호출이었지만 선우와 미나는 부름에 반갑게 달려 나왔다. 그리곤 자기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선우는 밤에 몰래 집에서 도망 나온 얘기부터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남산에서 자물쇠 걸기와 같이 미나랑 데이트 한 얘기들을 신나게 늘어놨다. 중간 중간에 독립하려다 방세가 비싸 주저앉은 얘기, 편의점 야간 알바하며 힘들었던 얘기도 했다. 취직 얘기를 하면서 정규직 취직이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곁에 있던 미나에게 요즘 뭐하는지 물었다. 일식조리사 시험 준비하며 일식집 알바 한다며 툭 던지듯 대답했다. 무뚝뚝하기는….
독립을 시켜보려고 했는데, 선우와 미나는 20살의 나이만큼 밝고 다양하고 엉뚱한 일을 벌였다. 그 얘기들은 재미있었다. 선우와 미나가 불려나와 내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글로 옮겨져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도 선우와 미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으면 합니다. 『질러!』를 읽었을 때처럼…. -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를 쓰는 동안 너무나 즐거웠다. 쓴다는 일이 읽는 것만큼 재미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처음 소설 속 인물들이 떠올랐을 때 약간 두려웠다. 과연 이야기를 끝낼 수 있을 것인가. 하루키였나? 장편을 쓰기 시작하면 이야기를 끝낼 수 없다는 악몽에 밤마다 시달린다는 작가가. 난 선우와 미나, 택시드라이버, 원장님, 규오 등 등장인물들의 눈치를 보며 숨 고르기만 하고 있었다. 침묵이 길어졌는지 선우가 등을 쿡 찔렀다.
"저~ 언제 나가요?"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미나가 삐딱하게 날 쳐다보고 있었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난 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잡으며 정신없이 키보드를 두드렸다.
"어이, 어이. 그게 아니잖아."
택시드라이버가 어깨를 툭툭 치며 부루퉁한 얼굴로 입술을 비죽거렸다.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