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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병호

출생:1931년

최근작
2024년 10월 <박병호>

근현대 한국의 법

법제사法制史라는 것은 역사적 현상을 법이라는 안경을 통해서 보는 것이며, 역사의 법적 기초를 연구하는 역사학이다 이 글들은 4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학문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니 자부심과 함께 자괴감을 느낀다. 법학계와 사학계에서 외면 받은 한국법제사를 개척하신 은사 고 정광현, 고 전봉덕 선생을 이어 한국법제사 분과학문으로 확립한 점에는 나름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현재의 연구수준과 극소수인 연구자층에는 자괴감을 숨길 수 없다. 연구와 더불어 더 적극적으로 법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면 연구자가 더 많아졌을 것이라는 회한 역시 숨길 수 없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문학 위기’가 사회의 화두였고 현재 모든 학문, 특히 순수학문은 고사되고 있으며, ‘학문’으로서의 법학 역시 벼랑 끝에 서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공동체의 법경험과 법감정이 응축되어 있는 법의 역사는 구성원의 정체성正體性을 드러내고 있다. 하나로서의 지구화 시대에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려면 역사에 대한 인식은 필수이며, 법과 법학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 보편성에 바탕을 둔 독자성을 확인하고 발전하려면 법제사ㆍ법사상사 연구는 필수일 것이다. 이 저작집이 후학들이 획일적인 세상의 흐름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은 주체적인 법학 연구에 조그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2023년 5월 31일 저작집1 『한국법제사고』로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재단법인 산기山氣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제4회 한국학저술상’을 수상하였다. 초판 발간을 기준으로 반세기만의 수상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이 상은 나의 삶에 대한 평가 나아가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동학들에 대한 격려로 여긴다. 이를 계기로 한국 ‘법사학’이 한국학의 식구로 굳건히 자리하기를 바란다.

박병호

이 책의 줄기가 되는 원고는 작년 5월 31일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재단법인 산기山氣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제4회 한국학저술상’ 시상식에서 한 강연 내용이다. 여기에 환갑과 정년 그리고 칠순을 맞이하여 한 세 차례의 대담을 수록하여 삶과 학문적 여정을 드러내었다. 이어서 인생에서 의미가 되는 몇 개의 글을 수록하였다. 개인적 영광인 영산법률문화상 수상 소감, 명예문학박사 취득 답사, 평생 여가생활인 서예를 대중에 공개한 서예전의 전시 서문과 선배, 동료 교수에 대한 글을 모았다. 이 글들은 학술적으로는 무가치할지도 모르지만, 학자로 살아온 나 개인의 삶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자랑할 것도 있지만 후학들에게 보이기 싫은 부끄러운 부분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공자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論語 述而〉”고 하였으니, 나의 삶이 후학들에게 희미한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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