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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유현미

성별:여성

최근작
2013년 12월 <루이지의 재즈 웜 업>

나무걷다

나는 내 글을 세상에 드러내기를 두려워했다. 나는 나무였다. 걷기를 시도하지 않는 나무. 이 책을 내는 시도로 인해 나는 내가 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학의 세계에서 독자이기만 했던 내가 저자가 되는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돌아온 나무처럼 미술가이다. 문학을 품에 안고 사는 미술가. 같은 곳으로 돌아왔지만 나의 세계는 조금 더 넓어졌다.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인생철학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할아버지의 시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쉘 실버스타인 저의 시대였다. 성공의 거름이 되어 줄 누군가의 아름다운 희생이 필요한 시대. 아버지의 시대는 <핑>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저의 시대였다. “원대한 꿈을 향해 점프해 봐. 넌 할 수 있어. Do it!” 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저의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고도 순발력 있게 적응해야 했다. 현재 우리는 10년 뒤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광속으로 현란하게 발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더 편하고 오래 살게 되었지만 역사상 가장 자살률이 높은 우울한 시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과도한 성과 사회에 제동을 건다. 인류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부하며 최고로 평균수명이 길어졌지만 인생은 유한하며 일회성이라는 것이 어느 때보다 실감나며 또한 강조되는 시대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무는 세상을 돌아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나무가 세상을 대단하게 변화시키거나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은 없다. 그럼 나무의 여행은 헛수고에 불과한 것일까? 세상의 편견을 깨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의 편견을 깨는 것이다. 나무는 걸을 수 없다는 세상과 자신 자신의 편견에 감히 의문을 가지고 걷기를 시도한다. 그러므로 모두의 편견을 깨고 걸은 나무의 한 걸음은 그 자체로 대단한 성취이며 의미 있는 발자취가 된다. 돌아온 나무는 전처럼 다시 평범한 나무로 살 것이다. 그러나 나무는 이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본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위대한 모험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찾는 것이라고. ‘걷는 나무’처럼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저벅저벅 당신이 꿈꾸던 세계로 걸어 나가 보라. 나무처럼 걸어 나간 당신은 미지의 신세계를 찾을 수도 있고 어쩌면 나무처럼 고향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믿는다. “고향에 돌아온 자는 고향에만 있었던 자와는 다르다.”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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