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떤 경험이 나를 오늘에 이르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짐들이 빼곡한 다락방 백열등 아래 나이를 가늠할 수도 없는 어린 내가 있었다.
어두컴컴하고 먼지내 가득한 그 다락방에 보물이 숨겨져 있었다.
보물이란 아버지가 찍어 놓으신 슬라이드 필름이었다.
나는 그 보물을 보기 위해 수시로 다락방을 들락거렸다.
뜨거운 백열등 아래 필름을 비춰보면서 나는 얼마나 즐거웠는지.
어느 해 물난리를 겪으면서 그 필름들은 추억처럼 사라져 버렸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나는 다락방의 추억을 잊지 않고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새롭게 나만의 다락방을 꾸며 놓고,
그곳에 나의 보물을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