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휘두르거나 저지르면서 삼진아웃을 당하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아첨 떠는 자도 아름답지 않다. 남을 헤아리지 않은 사람, 겸손을 버리고 우쭐대는 사람 또한 아름다움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없다. 책 읽는 사람들, 불의한 세태의 칼부림에 정의의 방패로 맞서는 사람들,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 준비하는 사람들, 땀과 눈물을 닦아내며 노력하는 사람들, 실패해도 주저앉지 않고 희망의 무기로 일어서는 사람들, 남을 헤아리는 사람들 그리고 ‘○○답게’ 행동하는 사람들 그리하여 성공한 사람들, 그들 모두는 아름답다. 나도 아름답기를 열망한다.
나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뒤를 밟기도 했다. 산으로 갔다. 전설이 어린 도둑고개를 넘었다. 바다로 갔다. 남해안 외딴섬에 내려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 남태평양 남양군도(南洋群島) 천국의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망망대해의 물살을 가르며 싱가포르 센토사로 끌려간 소녀를 상상하기도 했다. 도시로 돌아와 아르바이트생을 만났다. 노동자와 거리의 시인, 샐러리맨 그리고 어느 가족을 만났다. 환각에 젖은 거리를 걷기도 했다. 인물들이 겪거나 벌인 인물들의 삶을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편린으로 치부할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 있는 사건을 두고 무심히 지나치기가 힘들었다. 보일 뿐 볼 수 없는 원형 감옥 ‘파놉티곤’ 같은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들, 그러한 삶마저도 부러운 인물들, 낯선 곳으로 끌려간 인물들, 사소한 것에 슬퍼할 겨를도 없는 인물들을 달래며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들이 처한 현실을 그들과 함께 걸으며 자유롭게 말하고 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