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이 좋다. 누구는 복수를 위해, 누구는
치유를 위해, 쓴맛을 가까이했다지만 나는 그냥 이유
없이 쓴맛이 좋다. 살다보면 얼굴 찡그릴 일 한두 가지 아니어서 미리 맛보는 쓴맛. 만경들에서 캐서 보내온
씀바귀 뿌리를 잎 돋기 전에 씹었으니, 입안은 오래
쓰다. 내 혀에서 허공 지나 그대에게로 건너갈 말들이
쓴맛을 뭉개는 단맛으로 읽혀지길 기대한다.
2015년 여름 水上家屋에서
현실에 급급한 삶을 살다보면 문득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있습니다.평자들은 간혹 절더러 회귀성의 냄새가 짙은 시를 쓴다고들 합니다. 꼭히 부정할 순없지만 과거를 통한 오늘의 조명과 내일의 꿈을 펴는 것은 아름다운 일 아닐까요.
이번 시집은 다소 출판사에서 선정에 있어 사랑에 관한 시들이 많군요.사람 사는 일중에서 사랑이란 늘 새로운 샘물같아서 활력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도덕과 관습의 틀에 저또한 그 범주를 넘지않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아주 상처가 깊을 또다른 사랑을 꿈꾸기도 합니다. 아내에겐 미인한 고백이지만...어쩌겠습니다.상상이든 어째든 시집발간 이후 많은 독자들로부터 제 도덕성을 의심받게 되는군요. 첫시집에서 교사로서의 도덕적틀을 벋어나지 못한 혹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조언의 말에 너무 많은 반성을 한 탓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나 시의 역사를 거슬러 보더라도 사랑이 얼마나 변치않는 진리임을 거부할 수 없음에 다소 안도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통한 독자를 유인하여 아름다운 함정에 빠뜨려보려는 저의 내면의 의도 또한 이번시집에 포함되어 있다고나 할까요.쓸쓸함의 정서와 가진것에 대한 미련과 애착을 버림으로 해서 얻는 홀가분함의 해탈에 미학을,무소유의 미학을 시로 승화 시켜 보았습니다.
이곳저곳 마다할 수 없는 어려움에 도장찍어주고 나눠주다보니,현재는 많은 부채에 시달리곤합니다만은 식구들과 금융권엔 정말 미안하지만...이 홀가분함이란 뭘로표현할 수 없는 쾌감이 있다는걸 ...이제는 바닥의 어려움을 시로 담아낼 수 있는, 라면 한끼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줄수 있는 시를 다음 시집에서 보여주게 될것 같군요.
(박윤배 님께서 12월 10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