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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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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구순九旬에서 칠순七旬에게>

저녁을 위한 명상

나는 나의 시가 예술로 얼마나 미적 가치가 있는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것은 다만 시가 나의 반사체로서의 구실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또한 시작은 선禪의 구도적 행위로 승화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시작은 일상 속에서 끝없는 관심과 언어탐구가 관습처럼 이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마음속에는 시가 항상 들끓고 있다. 그것이 가끔 햇빛과 마주친 활자로 나타날 때, 나는 기쁘고 황홀하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속물이 순수 무구한 시와 가까워지려는 의도만으로도 나는 사무사思無邪의 경지로 승화되어 가는 과정을 가는 것인지 모른다. 요즘 세상은 많이 변해간다. 이미 있었던 질서는 거의 바뀌어 가고 변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한다. 옳고 그른 가치조차 혼돈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시가 지닌 말의 아름다움이다. 세기말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는 요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가중된 기계 문명으로 인한 물신주의의 팽배다. 그 속에서 시는 물질이 아닌 인간에 대한 탐구 곧 자아탐구를 기본적인 것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시는 이 시대의 갈등과 아픔을 극복하는 깨달음이라고 믿는다. 남은 인생도 시를 쓰며 시에 매달려 지낼 것이다.

찾으며 버리며

자욱한 안개가 피어오른다. 하늘을 가득 채우듯 서서히 우수가 차오른다. 아흔이라는 봉우리를 가까이서 바라보며 새해가 밝아온다. 나는 오랜 세월을 이곳 계룡산 가까이에서 내 영역이라고 믿으며 지냈다. 웅진과 둔산의 이웃은 손짓과 눈짓만으로도 서로의 근황을 확인했다. 돌이켜 보건대 “모두 헛되고 헛되도다”라고 말하지 말라. 그것은 손에 가득한 것과 소중한 것을 찾으며 내가 나됨을 지키기 위한 아이러니일지 모른다. 소중하지 않은 것들 그 기억의 터에 씨를 뿌려도 저 밭에는 예쁘고 아름다운 들꽃이 솟아나고 있다. 여기에 모은 글들은 〈조선일보〉 “일사일언”, 〈서울신문〉 “고임돌”, 〈대전일보〉 “한밭춘추” 등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들과 《조선문학》 “권두칼럼” 등 문예지에 게재되었던 산문들과 그리고 시집 평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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