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륙을 떠나갔던
언어와 공간과 습관들이
빗소리로 함박눈으로 숨소리를 낸다
십 년 동안 나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던
어머니, 바닷가, 사막, 박물관, 외국어를
이제 잠시 놓아 준다
시는 가까이 왔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최면을 걸어주다가 힘없이 풀리기도 했다
With or without poetry,
시가 있어도 시가 없어도 나는
견딜 수 없는 것인가
시의 손을 잡고 폭포가 쏟아지는 무대에 누워서
노래 부르는 꿈을 꾼다
시가 울 때까지
2015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