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어려운 고비를 넘길 때마다 나를 지켜준 것은 바로 그 시였다. 그래서 누가 뭐라고 해도 다시 한 권의 시집 속에 담기게 될 이 시편들이 나에게는 소중하다. 시대는 점점 흥미로워 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시 쓰기 분이다. ... 시를 향해 가까이 갈 수록 시에 대해 자신이 없어진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그러나 내가 시를 쓰지 않고 다른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시는 나에게 두렵고도 다정한 존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