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또다시 유대인을 혐오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아랍 세계는 전통적인 반유대주의를 부활시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현상은 '시온 산 현인들의 의정서'와 같은 날조된 반유대주의 음모론이 새롭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19세기 만들어진 이 날조 문서는 유대인의 세계 지배 음모의 '증거'로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었으며, 오늘날 카이로와 다마스커스에서 공공연하게 유포되고 있다.
유대인 음모론은 인종주의적 반유대주의와 마찬가지로 과거 아랍 세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전통적인 이슬람 사상에도 부합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유대주의가 만들어낸 적의 이미지가 유럽으로부터 유입되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공격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모든 현실은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편견을 하나의 문제로 총괄하여 다루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이 책은 몇 가지 중요한 사례들을 지적함으로써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