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구적인 기후 변화와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현상은 근대성 '전환'의 '물질성'을 상징한다. 이 두 가지 현상을 '인문학 위기' 담론의 물질적 표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근대의 산물인 인문학은 근대성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데에 실패했다. 이런 실패는 상상력의 위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상상력은 폐쇄적인 구조에서는 발휘되지 않는다. 상상력을 가두는 '감옥'으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근대성의 편안함이나 다문화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가로막는 일국적 사유의 안일함 등을 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