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인의 작품 원전을 찾고 새로운 자료를 수습하는 데에만 7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주해를 정리하고 수정하는 데에 또 몇 년이 흘렀다. 작품 해석에 참고해야 할 논의를 정리하는 중에 새로운 자료와 해석이 발견되어 시간이 더욱 더디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이쯤에서 <원전 주해 이육사 시전집>을 내고자 한다.
'하오의 미학 강의'라는 제목으로 오랫동안 시를 써왔다. 시에 대한 명상을 계속하면서 이 제목을 내 시의 그림자로 두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시에 대한 명상이 세계에 대한 명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안 것은 오래지 않다.
자기 시를 다시 보는 것은 고통이다. 내 언어는 사막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시집을 엮으면서 완결되지 않은 느낌들과 많이 싸웠다. 이 시들로부터 탈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시집을 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