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프로이트의 글이 많이 번역되었지만 번역의 질이 양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옮긴이가 감히 프로이트의 글을 번역할 용기를 낸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번역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많은 수의 오역들이었다. 옮긴이가 번역본을 보면서 느꼈던 불만을 이 책을 읽을 독자들도 비슷하게 느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기존 번역들과는 다르다는 자부심 또한 없지 않다.
번역하면서 참고한 표준판 전집은 이 책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우선 옮긴이가 독일어에 그리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준판 전집의 번역에 꽤 많이 의존했다는 점을 고백해야겠다. 어떤 문장들은 그럼에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그럴 때에는 옮긴이가 문장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했음을 각주에서 밝혔다. 적어도 옮긴이가 번역하면서 느꼈던 불안감을 독자들도 공유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옮긴이가 표준판 전집에 단지 의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훌륭한 점들에도 불구하고 표준판 전집의 번역에 문제점들이 있다고 느꼈고 그때마다 그것을 비판하고자 했다. 이 책에 독일어와 영어 단어 또는 문장의 병기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표준판 전집을 보는 독자들도 이 책에서 도움을 얻기를 빈다. 개념이 놀라울 정도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2004년에 이 번역서가 나온 이후에 내용이 어느 정도 겹치는 논문 모음집이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끝이 있는 분석과 끝이 없는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번역을 검토해 보니 다행스럽게도(?) 이덕하의 번역보다는 훨씬 못했다. 이덕하보다 프로이트를 더 엄밀하게 한국어로 옮긴 번역가가 있다는 소식을 아직까지도 들어보지 못했다.
―(‘옮긴이 후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