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엘리베이터와 개미에 대한 제 어린 시절 기억의 한 조각을 엮은 거예요. 어렸을 때 엄마와 시내로 나가 엘리베이터란 걸 처음 탔는데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어요. 엘리베이터 안으로 몸을 들여놓자 몸이 붕 뜨는 것 같더니 갑자기 꼭대기 층으로 절 한순간에 옮겨놓았거든요.
그 때 집에 오면서 엘리베이터에 층을 알리는 버튼 대신 눈의 나라, 공룡 나라, 장난감 나라, 과자 나라, 꽃의 나라가 쓰여져 있는 걸 상상했어요. 물론 버튼 속의 나라로 가서 맘껏 신나게 뛰노는 상상도 했지요.
그리고 얼마 후 새로 사귄 친구 집이 아파트 꼭대기 층이라 자주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어요. 층층이 버튼을 눌러 두고 한 명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명은 계단으로 뛰어가면서 누가 먼저 도착하나 경주를 하곤 했지요. 전 친구와 싸워 속상한 일이 있으면 엘리베이터한테 중얼거리기도 했어요. 마치 엘리베이터가 친구인양 내 말을 다 들어 주는 것 같았거든요.
전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학원 가랴 숙제하랴 너무나 바쁜 요즘 어린 친구들한테 책 좀 읽으라고 말하면 잔소리밖에 안 되는 것 같아 귀여운 강아지가 책을 읽는 그림 등을 그려주며 사인을 해 주곤 했는데요. "강아지도 책을 보네. 라고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린 친구들에게 다가가곤 했었지요. 그럴 때마다 많은 어린 친구가 담에 책 낼 때 그림도 같이 그려줘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전 웃으며 알았어. 언젠가 꼭 그렇게 해줄게요.라고 답하곤 했었지요. 근데 정말 말이 씨가 되어 재출간되는 [양파의 왕따 일기 1.2]의 그림을 어린 친구들에게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사랑하는 맘을 담아 정성껏 그려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
전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학원 가랴 숙제하랴 너무나 바쁜 요즘 어린 친구들한테 책 좀 읽으라고 말하면 잔소리밖에 안 되는 것 같아 귀여운 강아지가 책을 읽는 그림 등을 그려주며 사인을 해 주곤 했는데요. "강아지도 책을 보네. 라고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린 친구들에게 다가가곤 했었지요. 그럴 때마다 많은 어린 친구가 담에 책 낼 때 그림도 같이 그려줘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전 웃으며 알았어. 언젠가 꼭 그렇게 해줄게요.라고 답하곤 했었지요. 근데 정말 말이 씨가 되어 재출간되는 [양파의 왕따 일기 1.2]의 그림을 어린 친구들에게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사랑하는 맘을 담아 정성껏 그려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
저는 등단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현주소를 알고 싶어 도서관에 가서 그곳에 있는 모든 아동문학 작품들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에 없는 것은 출판사와 작가별 리스트를 뽑아 당대 제가 구할 수 있는 모든 아동문학을 보았지요.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제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생겼어요. 왜 우리나라 아동문학에는 이리 없는 책이 많지? 비록 어두운 글감이지만 그런 것들이 현실 속에 끊임없이 나타나는데 그 속에 우리 어린이들이 살고 있는데 왜 이런 글은 우리 아동문학에서는 정면으로 다룬 것이 없는 거지? 전 우리나라 아동문학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현주소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기에 향후 제가 써야 할 글감들이 그때 다 정해졌고, 지금까지 출간된 책들은 그 목록에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는 한평생을 살다 보면 예쁜 꽃도, 똥도, 무지개도, 죽음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도, 더러운 것도, 좋은 일도, 슬픈 일도 다 보고 겪게 되지요. 나한테는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게 바로 우리 인생입니다.
그동안 제가 썼던 글 중에는 사회적 상황이나 우리 삶의 어두운 단면인 죽음, 이혼, 아동학대, 환경문제, 탈북민, 지엠오, 왕따 등과 같이 어린이문학에서 꺼려 왔던 것들이 많았습니다. 무겁고 어려운 글감들이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쓰고 버리는 것을 되풀이했습니다. 혹자는 왜 어린이가 보는 동화에 그런 무거운 글감을 쓰냐고 하는 이도 있었지만, 어린이는 그런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 아래,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우두커니 서서 고스란히 맞고 있을 수밖에 없는 가녀린 존재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겁니다. 또 그런 일들은 우리 어린이들과는 전혀 다른 딴 세상 이야기가 결코 아니고 언제든 그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에 어린이들이 비록 글 속에서의 간접 경험이지만 함께 느끼고 호흡하길 바랐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모든 것을 다 직접 겪고 알아가며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어린이들이 여러 작가가 쓴 다양한 책들을 통해, 나나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마주 볼 기회를 얻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나 혼자가 아닌 이런저런 모양새로 사는 사람들이 모인 세상 속에 바로 내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우리 어린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이 내적으로 한층 풍요로워 질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전 어린 친구들한테『엄마의 마지막 선물』을 통해 막연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상실감을 죽음도 우리 삶의 한 단면이고, 새로운 연장선이며, 소멸이 아닌 순환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엄마와의 이별은 참 맘 아프고 슬픈 일이지만 그것도 우리 삶의 한 부분임을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 주고 싶었죠.
어느 날 외계인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었는데, 그 책들에 나오는 외계인들이 한결같이 지구의 환경과 핵전쟁의 위험을 걱정하고 있었어요. 문득 ‘어, 외계인이 우리보다 지구의 환경을 더 걱정하네.’ 하는 생각이 스쳤어요. 그런데 당시 우리 아동문단에는 환경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 하나도 없었죠. 그래서 환경이라는 글감 자체가 참 재미없는데 이것을 어린 친구들한테 어떻게 하면 흥미롭고 진지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SF라는 장르에 담기로 한 겁니다. 한편으로는 저는 주로 마니아층만 읽는 SF 작품은 독자층이 극히 제한된 현실이 안타까워서 우리 어린이들한테 과학적 상상력을 유발하는 SF 작품을 어릴 때부터 접하게 해주어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 수 있게 되어 SF 문학의 독자층이 더 확장되길 소망했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음식을 어른이 되어서도 즐겨 찾듯이 말입니다.
이 책은 SF 작품임에도 8년간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수록되는 등 그 생명력이 길었습니다. 그랬기에 우리 아동 문단에 SF 작품들이 각종 공모전을 통해 그 뒤로도 지속해서 탄생하게 한 마중물이 되어 주었지요. 이 책의 연장선으로 창비 좋은 어린이 책 대상을 수상한 제 책 [지엠오 아이]도 탄생한 것이고요.
2000년에 출간된 이 책에서 언급한 ‘지구의 정화작용’이 요즘 일어나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지요. 이 책을 쓸 때만 해도 DNA라는 용어가 일반인들한테는 익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아는 보편적인 단어가 되어버렸고, 이 책 속에 나오는 화상 수업도 자율주행도 현실로 성큼 다가왔지요. 제가 22년 전에 쓴 처녀작임에도 지금 읽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공감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SF 동화는 어린이들한테 상상력은 물론 미래 사회를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도 선사합니다.
지구의 모든 생물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우리 인간은 그 자연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세계는 이제 하나’라는 말이 있죠? 어린이 여러분이 어른이 된 세상은 아마 ‘우주는 하나’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지구는 물론이고 우주의 모든 것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의 세계니까요. 전 어린 제 친구들이 SF동화를 읽고 상상의 나래도 펴고 미래 사회를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도 덤으로 얻게 되길 바랍니다.^^
작년에 전 지엠오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갈비뼈를 잘라내고 콩팥을 덜어 내야 하는 수술을 받으신 것이 그 계기였지요.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나머지 한쪽 신장도 깨끗하지 않다며 더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절박한 상황이면 제 콩팥 하나를 덜어 드리겠다고 하자 의사 선생님은 거부 반응에 대해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일로 저는 환자 가족이 되어 장기 생산에 대한 문제를 여러 측면에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진지한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