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옛날 신문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 중의 하나는 '당시 한국인'들의 내면도 얼핏얼핏 관찰해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망우리에서 자살한 처녀의 내면, 부유한 정치인 가족의 기사를 쓴 기자의 내면을 관찰해보십시오.)
우리는 통상 한 시대를 관찰하고자 할 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접근해보곤 합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개인'과 '생활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 간과하기 쉽습니다. 옛날 신문에는 그 간과된 부분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 옛날 신문을 읽으면서 그래도 이 사회는 나름대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봅니다. 반문명에서 문명으로, 반문화에서 문화로, 전근대에서 근대로, 군관의 시대에서 민의 시대로, 지시와 계몽의 시대에서 합의의 시대로 '바뀌었거나' '바뀌려 하는' 발전도상의 여러 징후들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그 시절의 '개인'들이 지금의 '개인'들보다 더 따뜻하고 더 인간적이었다는 사실은 아련한 그리움을 던져주기도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