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저는 잃어버린 아이의 마음을 찾고 싶었어요.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거든요. 동시를 쓰면서 다행히 조금씩 찾을 수 있었지요. 어린 시절의 '나'가 되어 우리 어린이의 고민과 원하는 것 또 우리 어린이들이 보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며 시를 쓰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저만 행복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동시를 쓰면서 늘 꿈을 꿔요. 제 동시를 읽는 동안 아이의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꿈. 어린이들은 어린이대로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좋아하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조금이라도 순수한 마음을 찾아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꿈을. 이제 이 책장을 넘기는 순간 그 꿈이 이루어지도록 마법을 걸어야겠군요.
이 책에 나오는 동휘, 인경이, 민수 등은 여러분일 수도 있고 여러분 친구들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크기 위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지금은 미운 오리인 그 친구들이 나중엔 멀쩡한 백조가 되어 날아오를 겁니다. 어린이들은 여러 번 변하니까요.
혹시 주위에 미운 오리 같은 친구들이 있나요? 그럼 그 친구들이 백조가 되려고 지금 가슴앓이를 하고 있구나,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거 아세요? 초록도마뱀이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살고 있다는 거요.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도와 주고 있다는 거요. 왜? 어떻게? 초록도마뱀이 우리 마음 속에 사는지 궁금하지요? 거기에 초록도마뱀의 비밀이 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비밀을 한번 밝혀 보도록 해요.
아이들은 가끔 투닥투닥 다툽니다. 그때 꼭 먼저 일러바치는 아이가 있는데 자기에게 유리한 말만 합니다. 공정한 판단을 하려면, 다툰 아이들의 말을 양쪽 다 들어봐야 하지요.
우리 옛이야기에는 호랑이가 많이 나옵니다. 사람이 호랑이에게 당하는 이야기가 많지요. 「호랑이와 팥죽 할멈」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는 못된 탐관오리를 무서운 호랑이에 빗대어 힘없는 백성(팥죽 할멈)이 꾀를 내어 탐관오리를 응징하는 통쾌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호랑이가 들으면 억울할지도 모릅니다. 호랑이 입장에선 자신을 골탕 먹이고 총을 쏘아대는 사람들이 더 무섭게 느껴질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호랑이 입장에서 팥죽 할멈과 겪은 일을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호랑이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억울해하면서, 약속을 어긴 것은 사람이라고 항변할 것 같았거든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팥죽은 동지에 먹는 음식이라 동짓날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버무렸습니다.
이제 팥죽할멈의 이야기와 호랑이의 이야기를 다 들어봤으니, 판단은 우리들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