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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교재

이름:강창동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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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우리는 히스테리 사회에서 산다>

우리는 히스테리 사회에서 산다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을 밝히는 것은 인문사회 학자들에게 오랫동안 매력적인 주제였다. 해방 이후 많은 학자가 이를 분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연구 성과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소수의 성과물도 유교와 가족주의 등의 제한된 관점으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국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는 의외로 높은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철학, 심리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때로는 세밀한 지식 체계가 있을 때, 한국인에 대한 이해의 성숙도를 높일 수 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인의 히스테리적인 성향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신분석학을 연구하면서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유의 히스테리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예상치 못한 장벽이 있었다. 이 책을 마치기까지 때로는 어둠 속을 더듬거리고, 때로는 한 치 앞을 가리는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려야 했다. 한국인에게 히스테리가 나타나게 한 배경을 밝히고 그런 성향들의 진행과 변형 과정을 확인하는 것은 지루하고 힘겨운 작업이었다. 인문사회학의 융합적인 접근과 통섭적인 성찰을 끊임없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히스테리의 연원과 특징을 밝히는 작업을 마치면서, 이 책은 의도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을 밝히고 있었다. 즐거운 당혹감을 경험했지만, 처음의 책에서 히스테리에 집착하여 “우리는 히스테리 사회에 산다”라는 친근하고 쉬운 제목으로 접근하려고 했다. 오히려 히스테리에 대한 부정적이고 불편한 이미지와 막연한 어감으로 인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오해가 있었다. 이 책의 의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 형성과 과정?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처음의 책을 읽은 독자들은 책이 예상보다 얇아서 단숨에 읽을 것 같지만, 광범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재미있으면서 독특한 분석 기준으로 한국인과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고 하였다. 아울러 오늘날의 다양한 사회 현상에도 일관된 해석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 점은 최근의 사례인 “코로나 19”에 대한 한국인의 대처에서도 나타난다. 타인을 배려하는 한국인의 대처 방식에 대해 서구의 일부 전문가들은 독재 사회를 경험한 집단주의 태도라는 황당한 발상과 질투 섞인 폄하를 했다. 한국인의 대처는 이미 책에서 밝힌 IMF 시절의 “금 모으기 운동”과 태안 기름 유출 사태에서 “한마음이 된 국민의 정성”과 유사하다. 시중에서 ‘한국인은 국난극복의 역사적 DNA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 한국인은 타인을 존중하지만, 함부로 순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 굴복하지 않고 적극적인 저항을 해 왔다. 한국인은 가혹한 역사 경험이 주는 공동의 아픔인 한(恨)과 이로 인해 서로를 감싸는 정(情)의 문화가 존재하는 동시에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히스테리적인 방식으로 주인이 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사실의 역사적 근거를 밝히고 있다. 다른 사례를 보면 귀족 자동차인 포르쉐는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적으로 2020년 영업 이익이 40%나 폭락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88%나 증가하였다. 포르쉐의 체면을 살려준 것은 한국인이었다. 한국인의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기이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 책은 벤츠와 BMW 그리고 명품 욕구에 대해 분석을 하면서, 사회 인정에 목말라하는 한국인의 히스테리적인 과시 욕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이 책은 시종일관 남보다 앞서고 드러내고 싶은 한국인의 히스테리 성향을 분석하고 있다. 한국인의 성향을 설명하기 위해 권력 히스테리, 출세 히스테리, 가족 히스테리, 과시 히스테리, 명품 히스테리, 갑질 히스테리, 학력 히스테리, 비교 히스테리, 비리 히스테리로 구분하여 폭넓은 사례를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는 사회에 인정받기 위한 경쟁 욕망이 이 모든 히스테리를 관통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사회의 주인이 되려는 히스테리 욕망은 어두운 면도 있지만, 이 책은 거침없이 세계에 진출하여 미래를 선도하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민족적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인의 히스테리적인 주인 욕망은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동시에 혼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장 구성을 다듬었고, 약간의 내용을 새롭게 덧붙였다. 체계의 편의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제1부를 제7장으로 위치를 바꾸었다. 제7장은 히스테리를 강박증과 함께 설명한 이론적 배경이라서 처음부터 읽어야 할 부분이지만, 일부 독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점이 있어 이해의 용의성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 마지막에 두었다. 관심있는 분은 처음부터 제7장을 읽으면 한국인의 히스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은 히스테리를 빌려서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을 분석한 것이다. 기대하지 않은 호응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은 것은 한국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원래 좋은 책은 읽는 이에게 먼저 영감을 주고, 다음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모두가 옳은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하게 한다면 저자의 기쁨이 될 것 같다. 2021년 1월 30일

우리는 히스테리 사회에서 산다

우연한 자리에서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는데, ‘한국은 히스테리 사회와 같다.’고 하니 후배 학자들이 좋은 생각이라고 하며 책을 쓸 것을 권하였다. 기분에 취해 있어서 어렵지 않고 쉽게 글을 맺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글을 대하니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어서 새로운 글쓰기를 요구하고 있었다. 처음인 학문적 외도라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책이 요구하는 예상치 못한 난이도는 몇 년 동안 머릿속에만 머물게 하였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무거운 짐이 가슴을 누르며 알 수 없는 빚진 마음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한국인의 히스테리 성향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부담감이 가득한 어려운 길이지만 새로운 지적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용기를 내게 되었다. 히스테리는 신경증의 한 유형이다. 히스테리는 무의식 깊은 곳에 숨어있는 과잉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받은 사회의 주인이 되려는 것이다. 사회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히스테리는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타인을 조종하고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보여주기 과시를 서슴없이 한다. 히스테리는 타인에게 관심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는 가련한 존재다. 히스테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눈치를 보며 타인에게 집착한다. 히스테리는 타인이 없으면 살 수 없는 타인의 노예다. 히스테리 성격은 역사와 사회의 구조적 특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의 특성에 따라 역사적으로 축적된 금지와 억압 문화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지와 억압 구조가 다르면 자연히 히스테리 성격도 달라진다. 히스테리는 역사적이며, 사회적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나라마다 히스테리의 사회적 표현에는 차이가 있다. 히스테리는 자연 환경과 사회 환경 그리고 역사 환경의 함수 관계에 따라 그 양상은 달라지지만, 그 본질은 대타자인 사회에게 잘 보여서 선택받은 주인이 되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인 히스테리는 우리의 자연 환경과 사회 환경 그리고 역사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좁은 공간의 지리적 배경, 긴 겨울의 자연적 배경, 가혹한 시련의 지정학적 배경, 성리학의 이념적 배경, 가족주의의 문화적 배경이 한국인 히스테리의 성격 형성에 일관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런 배경 요인들은 한국인을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하고, 평등의식이 강해서 사회 차별에 민감하게 하고, 사회의 주인으로서 주목받고 싶어 하게 하고, 보여주기 과시와 감정의 폭이 넓은 히스테리 특징을 가지게 하였다. 한국인 히스테리의 일상적인 특징에는 사회 체면과 눈치 그리고 뒷담화, 유행에 따른 민감한 옷차림 변화, 사소한 무시에도 예민한 반응, 약자를 무시하는 태도, 가까운 사람을 쉽게 인정하지 않은 성격, 큰 소리로 싸우는 다혈질적인 열정, 지나친 감정적 대응, 과도한 경쟁 의식, 강한 평등 의식, 명품과 수입 자동차의 과시적 구매, 성형을 통한 사회적 자기표현 등이 있다. 한국인 히스테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신경증을 벗어날 수가 없다. 사회 속에서 신경증 자체는 장?단점이란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작동한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국인 히스테리도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동하였다. 사회 에너지로서 한국인 히스테리는 해석하기에 따라 장?단점이 공존하고 있다. 장점은 강한 평등 관계의 주인의식, 역사의 거친 시련의 생존 경쟁력과 감정적 동질감, 좁은 공간의 잦은 접촉으로 인한 의례의 중시 등이 있다. 단점은 편협한 경쟁 의식, 형식적 체면주의, 가족주의적인 내로남불 의식, 타인에 대한 질투와 뒷담화, 사치와 허영을 통한 과시 욕구 등이 있다. 이런 한국인 히스테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있게 한 에너지의 원천이었다. 한국인 히스테리의 성격은 그 장?단점만큼 우리 사회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게 하는 민족 에너지로 작동하였다. 그러면 한국인 히스테리를 자세히 파악하여 우리 사회를 밝히는 긍정적인 미래 에너지로서 활용해야 한다. 미래 에너지로서 한국인 히스테리를 심리적 근원인 열등의식을 창의적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며, 사람과의 경쟁보다 성과에 대한 경쟁을 유도해야 하며, 학력(學歷) 같은 형식보다 내용을 평가하는 능력 사회를 도모해야 하며, 감성적 공감 능력을 높은 수준의 문화 자본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장?단점이 공존하는 한국인 히스테리를 미래 사회를 밝히는 긍정적인 민족 에너지로서의 활용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고심해야 할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7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히스테리에 대한 심리학적 기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부록’은 히스테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라캉(Lacan)의 정신분석학을 기반으로 욕망의 탄생에서 히스테리 신경증까지 심층적인 논의를 하였다. 라캉 이론은 전문가에게도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굉장히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이런 라캉 이론을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하였다. 난해한 라캉 이론을 쉽게 풀어 쓴다는 것은 창작의 고통을 따르게 하였다. ‘제1부와 부록’은 다소 전문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관심이 적으면, 제2부부터 읽어도 한국인 히스테리를 이해할 수 있다. 제2부와 제3부는 한국인 히스테리의 발생 배경과 일반적인 특징을 서술하였다. 제2부부터 읽어도 한국인 히스테리의 사회적 실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제4부~제6부는 총 9개 사례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제4부는 역사 속의 히스테리로서 성리학의 후계자가 되고 싶은 권력 히스테리, 과제를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출세 히스테리, 가문의 명예를 지키고 싶은 가족 히스테리로 구성하였다. 제5부는 사회 속의 히스테리로서 존재감을 자랑하고 싶은 과시 히스테리, 신분 차이를 확인하고 싶은 명품 히스테리, 우월성을 대접받고 싶은 갑질 히스테리로 구성하였다. 제6부는 문화 속의 히스테리로서 사회의 인정을 받고 싶은 학력 히스테리, 존재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비교 히스테리,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은 비리 히스테리로 구성하였다. 제7부는 한국인 히스테리의 명과 암에 대한 것으로 한국인 히스테리가 사회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분석하였다. 한국인 히스테리가 미래사회를 움직이는 창조적이며 긍정적인 에너지로서의 방향을 모색했다. 이 책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총 10편의 시를 인용했다. 9편은 2016년에 출간된 필자의 시집인 ?시간의 가장자리?에서 발췌했으며, 다른 한 편은 미간행된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한경대학교의 교육심리학 전공의 정미경 교수님은 바쁜 일정에 불구하고 내용의 편성과 보완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일처럼 전문적 조언을 주었다. 지젝(?i?ek)과 순자(荀子)의 교육사상을 연구하는 마상룡과 이유정 선생님 그리고 북한 교육을 연구하는 김혜진 선생님은 이 책의 전개와 구성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더불어 미묘한 내용에 대해서는 흔쾌히 토론에 응해주어 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이웃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성찰할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 2019년 4월 30일

한국의 대학입시문화사

?한국의 대학입시문화사? 둘러보기 인재를 공정하고 완벽하게 선별하는 시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험은 신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불완전한 장치다. 시험은 사회 권력을 합법적으로 분배하는 기제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시험이 없으면 합리적으로 인재를 선발할 다른 방법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시험이 없으면 오히려 엄청난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 시험의 역설이다. 그래서 시험을 사회의 필요악이라고 한다. 시험은 탄생할 때부터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도가 아니라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 도구로 출발했으며, 개인에게는 입신양명이라는 출세주의 욕망을 부채질한 사회 도구로 활용됐다. 시험은 공정성이라는 고귀한 순결의 의미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속에 물든 출세 욕망을 실현하는 장치였다. 시험은 과거제란 이름으로 중국, 한국, 베트남에서 효과적인 인재 선발 장치로 활용됐다. 시험이 처음 생길 때부터 시험과 부정행위는 실과 바늘의 관계였다. 과거제 시험은 사회 출세의 세속 욕망을 실현하는 제도였기 때문이다. 과거제에서도 지금과 비슷한 예상 문제와 모범 답안지를 실은 초집(抄集)이라는 참고 도서가 있었다. ?? 시험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마테오 리치가 중국의 과거제를 로마 교황청에 보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유럽은 중세에서 근대 사회로 전환하면서 타고난 혈통보다 노력에 의한 능력을 강조했다. 능력주의(meritocracy)를 구현하는 시험은 유럽 사회에서 큰 각광을 받았다. 시험이 공무원 채용에 활용되면서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으며, 특히 학력(學力)을 가늠하는 선별 장치가 되자 학력(學歷) 사회를 도래시켰다. 유럽 사회에서 시험은 근대 사회의 능력주의 이념을 유지하는 제도 축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 출세 욕망을 도모하는 장치였다. 우리 역사도 차이가 없다. 고려·조선 시대에도 과거제는 신분 출세 욕망을 실현하는 효과적인 제도였다. 교육은 사회 출세와 신분 유지를 구현하는 기제였다. 지배층도 과거제를 통해 자신의 사회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교육은 과거 합격과 신분 출세 욕망을 구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교육 욕망의 깊은 곳에는 사회 출세 욕망이 숨어 있었다. 교육 욕망이 사회 욕망이며, 사회 욕망이 교육 욕망이었다. 구한말에는 근대식 교육제도를 도입하면서 학력주의(學歷主義)의 시단이 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오늘날과 같이 입시 경쟁이 치열하여, 언론에서는 홍수 지원, 패닉 등으로 당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극렬한 입시 압박을 이기지 못한 학생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시기에 교육이 제도화된 학력(學歷)으로 체계화되면서 교육 욕망이 학력 욕망으로 대치됐다. 과거제의 교육 출세주의가 학교 연계의 학력 출세주의로 변한 것이다. 학력 출세주의는 학력 귀족이 되면 사회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강화했다. 학력 욕망의 깊은 곳에는 사회 출세 욕망이 숨어 있었다. 학력 욕망이 사회 욕망이며, 사회 욕망이 학력 욕망이었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학력의 사회 출세주의 욕망이 우리의 대학입시문화를 관통하는 핵심축으로 작용했다. 우리의 교육열은 학력 출세주의에 뿌리를 둔 세속 욕망에 지나지 않았다. 사회 출세의 강력한 보증서인 학력(學歷)을 획득하기 위해 학부모와 학생은 혼신의 힘을 다해 입시 공부에 매진했다. 학력 귀족이 되기 위한 대학 입시경쟁은 마라톤 경기를 100m 달리기하듯이 전력 질주를 하게 했다. 한국의 대학입시문화는 학력 귀족이 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학력 전사가 되어 입시 전쟁을 치르는 우리의 이야기다. 오늘날의 학력문화는 과거제의 교육문화와 차이가 없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교육을 통해 과거 출세주의를 실현했듯이, 오늘날은 학력을 통해 사회 출세주의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다. 대학 입시의 학력문화의 역사 원형은 과거제의 교육문화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한국의 대학입시문화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 시험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우리의 치열한 교육 모습을 담았다. 이 책은 한국의 대학입시문화를 분석한 처음의 연구서라, 광범위한 자료와 높은 수준의 접근을 요구했다. 한국의 역동적인 대학입시문화에 대한 종합 분석은 금단의 벽에 갇힌 원시림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07년에 저자가 쓴 ‘한국 대학입시제도의 사회사적 변천과 특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기반으로 했다. 그리고 방대한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7장으로 나누어 접근했다. 제1장은 한국의 대학입시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흐름과 대학입시제도의 시기 구분을 위한 분류 체계를 제시했다. 이 부분은 방법론과 관계가 있어 일반 독자가 굳이 읽지 않아도 큰 무리는 없다. 제2장은 시험의 탄생과 과정에 관한 것이다. 중국의 과거제 성격과 유럽의 시험 도입 과정과 그 의미 그리고 한국 과거제의 정치사회적 성격과 교육문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나타난 치열한 입시문화의 사회 의미를 살펴보았다. 제3장에서 제6장은 이 책의 핵심 부분이다. 대학입시제도의 분류 체계에 따라 해방 이후에서 지금까지 대학입시문화의 시대 흐름을 분석했다. 대학입시제도의 각 시기 특징은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접근했다. 처음인 ‘교육의 사회적 배경’에서는 대학입시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시대의 정치사회적인 흐름과 특징을 제시했다. 다음인 ‘대학입시문화의 전개’에서는 입시를 위한 학부모의 절박한 교육열과 학생의 치열한 경쟁을 담은 생생한 장면과 그 의미를 논의했다. 마지막인 ‘대학입시체제의 특징’에서는 당시 대학입시체제의 제도적인 특징을 기술했다. 제7장은 지금까지 대학입시체제에서 논란이 되고 예민한 부분인 핵심 쟁점 세 가지를 논의했다. 하나는 ‘대학입시체제 vs 학교교육의 정상화’, 다른 하나는 ‘국가 주도 관리 vs 대학의 선발 자율권’ 마지막은 ‘수시 vs 정시’이다. 이 주제들은 앞으로도 논란이 예상되며, 하나의 정답을 찾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단지 여기서는 대학입시제도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깊은 고민을 도모하고자 세 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 있었다. 이 책은 까탈스러운 글쓰기와 구토를 참게 하는 끈기를 요구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지인들의 관심과 격려로 마음을 붙잡을 수가 있었다. 이 책을 위해 구체적인 도움을 주신 학문의 벗들이 있었다. 한경대학교 정미경 교수님은 이 책의 구상에서 마무리 단계까지 귀한 시간을 내어 토론에 응해주시고 전체적인 체계 마련에 도움을 주셨다. 전지니 교수님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문장 구성과 배열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주셨다. 마상룡 박사님은 시대 흐름 체계와 문장 구성에 대한 지혜를 주어 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유정 박사님은 글의 맥락과 내용 흐름을 세밀하게 조정하여 글의 세련성에 도움을 주었다. 김혜진 박사님은 문장 배치와 내용 구성에 참여하여 글의 가독성을 높였다. 지면에서 이 분들에게 감사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결실은 한국의 대학입시정책을 고민하는 이 땅의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2020년 4월 10일 어느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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