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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병원에 가신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신 것도 모르고 오늘도 마중을 나갔어요. 할머니가 읍내에 가시면 늘 기다리던 정자 나무 아래 버스정류장으로요.
똑똑이는 연우 할머니 개였어요. 할머니와 마을 회관 나들이를 다니고, 할머니 집과 밭도 잘 지키고, 새도 잘 쫓고요. 할머니 가는 곳은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며 수호천사처럼 지켜주었어요.
하지만 연우는 똑똑이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요. 시커멓고 덩치가 커서 애완견이 아니래요, 너무 늙어서 훈련도 시킬 수 없다나요. 엄마 아빠 몰래 흉보고, 나가라고 욕하고, 할머니 따라가라고 내쫓고, 온갖 구박을 해요.
그럴수록 똑똑이는 할머니 집과 밭을 잘 지키겠다고 마음먹어요.
키우던 주인이 눈병이 생겼다고 안락사 시키려 했던 조이를 다행히 아빠가 동물 병원에서 구조해 왔지요. 조이도 집을 잘 지키고 새 가족들과 잘 살고 싶어 해요. 하지만 자신의 자리를 빼엇길까 봐 똑똑이가 질투하고 구박을 하네요.
시골 개 똑똑이와 조이는 할머니 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꿋꿋하게 해내요. 그 충성스러운 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연우는 둘을 가족으로 받아들입니다. 약한 동물을 가엽게 여기고 돌봐주려는 책임감을 갖게 되었지요.
여러분! 애완동물을 버리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세요.
동물들도 사랑을 알고 슬픔을 아는 생명체랍니다. 요즘 사람의 눈에 맞게 강아지를 작게 만들거나, 어렸을 때 예뻐하다가 크면 내버리거나, 병들면 돌봐주기 귀찮다고 내버리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한때는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위로하며, 곁을 지켜주던 가족이었는데요!
우리가 20여 년 전 시골로 이사 왔을 때, 사람들이 너도나도 개와 고양이를 데려와서 우리 집 마당에 두고 갔어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더 이상은 키울 수 없다면서요.
조이, 똑똑이, 고이, 고비, 초롱이, 다정이, 땡자, 재롱이, 뒹굴이……, 글을 쓰면서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나는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아요.
까치가 콩과 블루베리를 먼저 따 먹고, 두더지가 땅콩을 파먹고, 고라니는 도라지 순을 잘라먹고, 멧돼지가 고구마를 먼저 먹고 가요. 때로는 약이 올라 펄펄 뛰기도 하고, 때로는 허허 웃어버려요. 이렇게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요.
지구는 인간만이 살아갈 권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지구는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집이랍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야 행복해요. 우리에게 도움 받아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면서요. 당연히 우리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지요. 다 함께 살아가는 너그러움과 지혜를 갖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함박산 아래에서 동화작가 이하은 |
| 비극적인 ‘황세바위 전설’을 아름다운 ‘가야 공주의 첫사랑’으로 바꾸어 쓰기로 했어요. 그래서 여러분 또래 친구, 미랑이의 힘을 빌리기로 했답니다.?
남자 친구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남자 친구를 갖고 싶은 미랑이.
나만을 좋아하게 될 거야, 사랑의 주문을 걸면서 자신의 첫사랑과 우정을 풀어내려고 가야 여전사처럼 덤비지요.?
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식구들 눈치만 보던 미랑이가 이렇게 당당하고 멋지게 변화할 줄은 몰랐어요.
역사에 대해 맹탕이라고, 아는 게 별로 없다고 하던 미랑이, 더욱이 가야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는 미랑이가 이렇게 열심히 역사 공부를 할 줄도 몰랐어요. ?
그건 사랑 때문이에요. - 「작가후기」에서 |
| 어린이 여러분! 자전거 타고 역사 속으로 떠나요!
어느 날, 김홍도의 민화 ‘자리짜기’ 그림이 가슴에 콱 박혔어요. 그림 속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하고 아버지는 자리를 짜고 아이는 커다란 책을 읽고 있어요.
그 뒤, 조선시대 과거제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책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어요.
그 아이를 생각하자 이야기가 내 안에서 샘 솟듯 일어났어요. 그래서 인문학을 두루 공부하고,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생활했을까도 공부했어요. 서당, 향교, 성균관 유생들의 생활도 공부했지요. 동래에서 한양까지 영남대로에 대한 지리공부도 했답니다.
부산향토문화연구소에서 부산, 물금, 삼랑진, 밀양, 대구, 상주, 문경, 한양까지 5년 동안 여러 지역을 답사하고 지역 박물관을 수도 없이 갔습니다.
마침 우리 집은 영남대로 구간인 황산강 베랑길 근처에 있어서 원동, 삼랑진까지는 자주 걸어 다니며 시간의 흐름과 느낌을 잡아보았답니다.
그 길에서 학구를 만났고, 학구를 돕기 위해 태양을 보내주었어요.
그렇게 이 이야기가 탄생했답니다.
나는 어른이지만 아직도 심심하거나 힘들 때면 모험을 하고 싶어요. 그럴 때는 가끔 황산강 베랑길을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그 길은 참 아름답고 신비하답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가거나 새로운 일이 터지는 상상을 하기엔 딱 좋은 길이에요.
황산강 베랑길은 물금역과 화제 마을, 우리 집으로 가는 도중에 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읍내로 갈 때는 황산강 베랑길로 다니셨다고 해요. 봄에는 딸기를, 가을에는 감을 광주리에 이고 지고 팔러 다니신 거지요.
또 그 전에는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러 이 길을 지나갔다고 해요. 갈 때는 푸른 꿈을 안고, 올 때는 눈물로 이 길을 걸었겠지요. 한양까지는 꼬박 보름쯤 걸리는 멀고도 험난한 길이었어요. 가다가 산적을 만나거나 병에 걸려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그러나 요즘은 자전거 길이 잘 닦여서 자전거를 타면 3박 4일이면 거뜬히 갈 수 있다고 해요. 이번에 새로 놓은 황산강 베랑길 다리 위에는 쉴 새 없이 자전거들이 오간답니다.
물금은 국토 종주 출발점이라서 서울에서 막 도착한 사람들과 서울로 막 출발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려요. 그 속에는 자전거를 탄 어린이들도 보인답니다.
태양은 모험을 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어디든지 거침없이 달려가서 새로운 일들을 만나 한바탕 놀이를 하고 싶어 했지요. 어느 날, 황산강 베랑길로 들어섰다가 호랑이에게 쫓기는 학구를 만나요. 마침 태양에게는 잘 나가는 자전거가 있었으니까 두려울 것이 없었지요.
태양은 학구와 함께 길을 가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어요. 누가 공부를 더 많이 했나? 공부하는데 누가 더 힘이 드는가? 왜 공부하는가?
그리고 그들은 또래의 아이들 정례, 홍두, 이공을 만난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것도 태양의 소원이었지요.
자, 이제 여러분 차례가 왔어요.
황산강 베랑길로 와서 태양이와 함께 모험을 마음껏 즐겨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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