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처럼 황량한 환경에서 홀로 자신과 싸우고 있을 청소년들이 생각났다. 혹시나 길을 잃었어도 외로움과 두려움에 발걸음을 떼지 못해도, 그들에게 고삐를 내어 줄 든든한 낙타가 있다면 낯선 세상에 기죽지 않고 그들이 가진 꿈 그대로 당당할 수 있을 텐데.
누군가 곤경에 빠졌을 때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말을 쉽게 하곤 한다. 나이가 든 어른으로서 내 삶을 되돌아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긴 하지만, 당장 눈앞이 사막이고 절벽일 청소년들에게는 무책임한 말로 들릴 게 틀림없다.
그럴 때 그들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는 낙타의 존재를 일깨워 줄 방법이 있을까? 어떤 사막도 함께 갈 수 있는 낙타가 내 신호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어린 후배들이 용기와 희망이라는 이름의 낙타가 어디선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는 걸 눈치챘으면 좋겠다. 그 고삐를 잡고 언제 어디서고 당당해지기 바란다. 덧붙여 동물원의 어느 늙은 낙타 눈에 어린 슬픔도 함께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