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소리 가득 찬 가슴(一腔廢話)>은 내가 6년 전에 쓴 작품이다. 그 당시 나는 말하는 것에 대해 아주 특별한 흥미가 있었다. 공식적으로 말하는 방식에 대해선 별다른 흥미가 없었고, 객소리에 대해서 흥미가 있었다. 중국의 어떤 언어학자가 인간은 하루에 삼천여 마디의 말을 한다고 나에게 알려준 바 있다. 수다스러운 사람과 잠꼬대를 하는 사람은 더 많은 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쓸모가 있는 말은 하루에 열 마디도 넘지 않는다. 일개인은 진종일, 어쩌면 기본적으로, 전부 객소리를 떠들어대는 것과 진배없다. 그 언어학자의 견해는 객소리란 무용(無用)하다는 것이다. 그 학자만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인식하면서도 진종일 객소리를 해댄다. 객소리가 유용(有用)하다고 느끼는 내 견해를 피력하자면, 그 언어학 전문가의 견해는 공교롭게도 상반된다는 것이다. 만일 쓸모가 없다면 어째서 하나님은 그렇게까지 오랫동안 객소리를 나열할 수 있을까? 객소리가 가장 유익한 점은, 객소리가 없다면 우리는 숨이 막힐 지경이라는 데 있다. 그와 동시에 객소리는 현실에서 유익할 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해서도 상당히 유익하다. 독서하는 순간, 과거부터 지금까지, 중국에서 해외에 이르기까지 사막처럼 그 넓디넓은 책 속에서 서술되는 대다수의 말이란 객소리라는 것을 나는 발견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중국에서 해외에 이르기까지 그 많은 책에 만일 객소리가 없다면 나는 숨이 막혀 죽었을지도 모른다. 책 때문에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고 인류의 역사 때문에 숨이 막혀 죽었을 수도 있다.
객소리는 좋은 말이다. 객소리는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말이고, 이것이 바로 <객소리 가득 찬 가슴(一腔廢話)>을 창작하게 된 동기이다.
이 책을 읽는 한국의 독자들도 공감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어판 서문'에서)